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Эй, ухнем! 에이 우흐넴(볼가강 뱃노래)
볼가강에서의 배끌기(Бурлаки на Волге, paint by Ilya Yefimovich Repin, 1870-73)
Эй, ухнем! 에이 우흐넴(볼가강 뱃노래)
채록(採錄): Милий Алексеевич Балакирев(1837~1910, Milij Alekseevič Balakirev)
Эй, ухнем! |
ei ukhnem |
어기,여차! |
유화, 레핀의 “볼가강의 배 끌기"와 러시아 민요 "볼가강 뱃노래" 관련 글: 러시아 화가 레핀이 29살에 그렸다는 이 그림은 당시 제정 러시아시대 러시아 민중의 비참한 삶들중 하나를 리얼하게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을 따름입니다. 말이나 소와같은 가축의 힘이 아닌 인간의 힘으로 전마선을 끄는 모습은 그만큼 인간의 값어치가 낮게 평가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당시 러시아인들은 레핀의 그림을 두고서 "인간을 마소처럼 너무 비참하게 그린것이 아니냐?" 라고까지 불만을 터뜨렸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것이 러시아 민중의 현실인것을 어쩌겠습니까. 급진적인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나라였었던 반면에 그 이전에는 반농노상태의 후진적 사회시스템, 그리고 천국을 약속하는 막강한 교회의 권위 등등 정반대의 모습을 지닌 국가가 또한 러시아였습니다. 결국 '극과 극은 통한다'는 색다른 이야기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제2차세계대전 당시에는 질나쁜 담배냄새와 보드카 냄새 그리고 싸구려 흑빵냄새가 러시아적인 냄새로서 정의가 내려질 정도였답니다. 덕분에 당시 독일군들이 기동을 할때에는 비흡연자 또는 후각이 예민한 병사를 척후로 세우기까지 했었지요. 물론 러시아적인 냄새를 조금이라도 일찍 맡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역시도 헐리우드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러시아인들의 모습이란 것이 늘 충혈된 눈으로 담배꽁초를 입에 물고있는 모습들입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가장 러시안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오래전 저는 막심 고리키의 자전적인 3부작중 '유년시대(Detstvo)'를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엄밀하게 말씀드린다면 제가 어렸을 당시에 어린이용 편집본으로 발간되었던 일부 내용을 먼저 읽고 난후,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국내에 완역본으로 발간된 고리키의 3부작을 읽었던 셈입니다. 물론 저 역시 향수어린 어린시절을 되새기면서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지만 고리키에게 있어서의 어린시절이란.. 고난의 시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더군요. 어린시절 아버지 막심의 죽음, 어머니의 가출, 외가집에 얹혀 사는 과정에서 벌어졌었던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기억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던 자애로운 외할머니, 형처럼 믿고 의지하던 고아출신 이반의 어이없는 죽음, 그리고 염색가게를 운영하면서 자수성가한 외할아버지의 화재로 인한 돌연한 파산, 이기적인 외삼촌들, 고리키 자신의 권총자살기도 등등... 한마디로 '쓰라리고 비참하다'는 뜻의 고리키라는 이름에 걸맞는 내용들이었지만, 고리키는 시종일관 담담하고 오히려 러시아인 특유의 '슬픈 낙천주의자'적인 문체로 어려운 삶에 배인 슬픔을 약간의 유머러스한 정서로 적어내리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제가 추억해 보려는 내용은 이러한 심각한 내용이 아니라, 그저 볼가강의 뱃노래를 감상하면서 문득 떠오른 고리키의 책내용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분명 불행했었던 어린 시절의 고리키가 그나마 마음의 행복을 느꼈을 내용 한가지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외가댁에서 홀로 지내던 어린시절의 알렉세이 막시모비치(고리키의 본명입니다)는 어느 날 외사촌으로부터 장난삼아서 외할머니께서 아끼시는 식탁보에 염색을 해보자는 유혹을 받게 됩니다. 물론 장난의 즐거움이 후회감으로 바뀌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자신을 부추겼던 외사촌은 잘못에대한 벌로서 외할아버지로부터 매를 맞게 되었고 더군다나 매를 맞게되는 순간... 모든 잘못을 그보다 나이어린 자신에게 전가하려고 이기적인 변명까지 해대었는지라 그러한 변명은 어린 알렉세이에게 자못 배신감을 느끼게 해주었고 반대로 외할아버지의 노여움을 더더욱 돋구게 되었을 뿐입니다. 남자답지 못한 나약한 비겁한 소리이니까요. 덕분에 외사촌이 호되게 혼이 난 후, 세상물정을 모르던 어린 알렉세이 역시도 할아버지의 엄한 회초리를 피할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마저 가출한 알렉세이를 불쌍히 여겨서 몸으로 할아버지를 막아주시던 외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의 명령덕분에 어린 알렉세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기는 하였으되 팔뚝으로 할아버지의 회초리를 가리면서 남모르게 맞아 주었던 일꾼 이반에대한 아름다운 추억..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주위사람들.. 특히 이반을 잠시 원망했었던 어린 알렉세이의 오해, 매질때문에 앓아 누운 부모없는 어린 외손자의 처지를 안타까와 하는 외할머니, 뒤늦게 스스로가 홧김에 어린손자에게 자행한 심한 매질을 미안해하며 외손자 알렉세이를 위로하고자 슬그머니 손자의 침대를 방문한 외할아버지는 어린손자의 점수를 얻고자 미소를 지으면서 손자의 손에 먹을 것을 쥐어주고는, 평소 남들에게는 좀처럼 이야기 하지를 않았던 자신의 힘들었던 젊은 날의 이야기를 해주게 된답니다. 그것이 바로 볼가강에서 배를 고통스럽게 끌어야 했던...외할아버지의 젊은 날 속에 남모르게 간직된 고통과 슬픔이었던 것입니다..
배를 끌기위해 발을 내디딜때마다 어깨끈이 뼈속으로 파고 드는 듯하고,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이 눈꺼풀 속으로 자꾸 파고들면서 다리 관절속에서는 뚝뚝 소리가 났다는 경험담, 그리고 그 모든 고통들을 견뎌내면서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결국 지금처럼 자수성가할수 있었다는 외할아버지 자신에대한 자랑스러움 등등,평소에는 결코 듣지못할 흥미로운 개인적 이야기들을 토라진 외손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외할아버지는 숨기지 않고 들려주게 되지요. 무엇보다 외할아버지의 젊은날의 고생담 속에는 힘든 하루일과가 끝나고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배를 끌던 일꾼들이 노래를 부르는 내용이 등장하지요. 배를 인간의 힘으로 끄는 고된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따뜻한 음식이 준비되기를 기다리며 여기저기에 그냥 쓰러지듯 누워있었던 일꾼들중 누군가가 마음속 저 밑에서 올라오는듯한 슬프고 애절한 선율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을때, 그 선율에 도취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그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노라면, 힘들었던 하루의 피로를 씻은듯이 잊을수가 있었노라고 외할아버지께서는 말씀하시면서 어린 손자를 위로하고 격려하게 된답니다. 물론 어린 손자는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고 좀더 이야기를 해달라고 외할아버지를 귀찮게 조르게 됩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적게 되는 것은 아마도 알렉세이의 외할아버지께서 언급하시는 '슬프고 애절한 선율의 노래들' 중 하나가 지금 듣고 계시는 볼가강의 뱃노래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잠시 색다른 이야기입니다만 곰곰히 생각해 본다면, 러시아인들 역시도 한국인들과 비슷한 정서를 지닌 사람들이라고 보아도 무방한듯 합니다. 즐거움보다는 슬픔에 더 익숙하고, 정말 노래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춤추는 것 좋아하고, 감성적으로는 상당히 발달은 했으되 그것을 공공연히 드러낼수 없는 사회적 여건 등등 비슷한 점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어쨌든 저로서는 러시아 민요인 볼가강의 뱃노래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였었습니다.^^
(글 출처: http://hrights.or.kr/note/read.cgi?board=mumyoung&nnew=2&y_number=10)
Map of the Volga watershed
Rzhev is the uppermost town situated on the Volga (early part of 20th century)
르제프는 볼가 강 상류 가장 윗 쪽에 위치한 도시이다(보이는 지역은 20세기 초의 그것이다)
영어 위키페디아의 에이 우흐넴: http://en.wikipedia.org/wiki/The_Volga_Boatmen%27s_Song
주 출처: http://ingeb.org/songs/burlaki_.html
보조출처1: http://usoc.snu.ac.kr/mp3-folksongs/popular-russian/russian-text.htm
보조출처2: http://hrights.or.kr/note/read.cgi?board=mumyoung&nnew=2&y_numbe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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